최근 두드러지게 늘어난 정당 현수막과 일부 정치인들의 거리 현수막 게시를 두고 정당 관계자들이 모여 현안을 논의했지만 결국 욕설과 고성이 오가며 파행으로 끝났다. 지난 16일 시흥시청 글로벌센터에서는 시가 주관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정의당 관계자들이 모여 정당 현수막 게첨 합의를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
시는 청결한 가로경관 조성을 위해 정당 현수막을 기존 20매에서 15매로 게시기간은 10일에서 7일로 단축하고 현수막 내용은 옥외광고물법과 공직선거법, 정당법 등을 준용해 게시전 공문 제출과 직인 날인한 현수막에 한해 게시하도록 하는 합의안 초안을 제시했다. 또 합의내용을 준수하더라도 합당한 민원이 제기되면 적절한 처리를 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담았다.
정당현수막 게시와 관련, 인근 지자체인 안양시는 1주일 기한으로 정당현수막 게시를 허용하면서도 민원이 제기되면 제거하고 있으며, 안산시와 부천시, 군포시는 정당현수막에 대해 즉시 철거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반면 시흥시는 지난 2011년 합의된 정당 협의에 따라 1건당 10일 동안 현수막을 게시하고 사전 날인된 현수막 20매 이내에서 게시를 허용했다.
그러나 최근 정당이 아닌 정치인 개인 명의의 현수막이 난립하면서 민원이 급증해 올해 3월말 기준 정당 관련 현수막 민원 건수만도 113건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욱 난립할 것으로 예상하고 형평성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정해 정당 스스로 규칙을 지키도록 자리를 마련했지만 회의 시작과 동시에 정당 간 입장차만 보이다 급기야 고성과 욕설, 설전이 오가는 볼썽사나운 상황으로 전개됐다.
A정당 관계자가 민원이 가장 많은 정당을 지목해 법규를 지킬 것을 요구하자 해당 정당 관계자가 욕설과 함께 자당을 향한 비난 중단을 요구했다. 욕설을 들은 A정당 관계자는 위원장에게 상황을 보고한 듯 외부에 있던 A정당 위원장이 고성과 함께 회의장에 입장해 결국 회의는 아무런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시민 송모씨는 “시민들은 생계형으로 현수막을 걸고 싶어도 즉시 제거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하면서 정치인이나 정당 현수막은 그들만의 야합으로 게시할 수 있다는 것이 불편하다”면서 “법을 지켜야할 지도자들이 오히려 불법을 자행하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