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의회 예산심사 파행…서로 '네 탓' 공방
  • 소관 상임위 삭감예산 손도 못쓰고 '물거품'
  • 시흥시의회가 며칠째 개점 휴업중이다. 풀뿌리 기초의원의 가장 큰 역할인 시정 감시와 예산심의를 포기하고 상대방의 양보만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중앙정치도 협상이 결렬되면 물밑작업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 양보와 타협이라는 협상을 통해 또 다시 테이블로 돌아오지만 시흥시의회는 그 가능성조차 차단하고 상대방을 탓하며 1조6천억 원대의 내년도 예산을 주무르는 권한을 스스로 포기해 버렸다.


    앞서 시흥시의회는 지난 11월 20일 제261회 2차 정례회를 시작으로 시정질문과 행정사무감사, 조례안 심사 등을 마치고 30일부터 상임위별로 새해예산안 심사를 진행했다. 자치행정상임위는 96건에서 72억3500만 원을 도시환경위원회는 65건에 대해 42억6000만 원을 각각 삭감했다. 시가 경제 활력 예산으로 편성해 제출한 1조6010억 원에서 115억 원이 삭감된 것이다.


    이후 12일부터 18일까지 상임위원회의 예비심사를 거친 예산안을 심사해야하는 예산산특별위원회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12일 다선의원인 자유한국당 홍원상 예결위 직무대행의 사회로 진행된 첫 회의는 예결위원장 선출을 위한 정회 선포 이후 14일 현재 공전중이다. 이번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상섭·이복희·박춘호·홍헌영 그리고 자유한국당에서 홍원상·안돈의·노용수 의원 등 7명이다.


    첫 날 회의에서 10여분 만에 회의장 밖으로 나온 시의원들은 14일 현재도 들어오지 않고 있다. 반드시 예결위원장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한국당과 지난번 추경에서 한국당이 위원장을 차지한 만큼 이번에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민주당 예결위원들의 입장이 완고한 탓이다.


    본지는 예결위 정회 후 양당 위원들 사이에 오간 협상 내용을 입수했다. 먼저 한국당 측이 본예산 예결위원장 자리를 한국당에 달라고 요구한다. 민주당 측은 지난 3차 추경에서 한국당이 맡고 본예산은 민주당이 맡기로 했기 때문에 그것은 어렵다고 답한다.


    한국당 위원들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예결위원장은 양당이 서로 돌아가면서 맡자고 제안한다. 민주당 위원들은 추경이든 본예산이든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구성해야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당 측은 지역구 주민들을 만나서 한국당도 예결위원장을 맡고 있구나 생각할 수 있게 해달라며 다음 예결위원장 자리라도 줄 것을 요구한다. 민주당은 당장의 문제부터 풀고 나가자고 말한다. 이후 이들은 상대방의 양보만 기다리며 예산안 심의를 계속 거부하고 있다.


    급기야 13일 오후 김태경 시의장이 양당 대표인 박춘호·노용수 의원을 불러 협상을 유도했지만 5분여 만에 파행됐다. 이날 시 집행부는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각 부서장을 중심으로 밤 12시까지 대기할 것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한국당은 한국당대로 서로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사이 상임위에서 삭감된 예산을 어떻게든 예결위에서 살려보려던 공무원들은 외부 일정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각 부서 공무원들은 TV모니터에 ‘지금은 정회 중입니다’라는 자막을 허탈하게 바라보며 소관 상임위에서 예산 삭감하느라 헛심 쓴 시의원들의 의정활동에 좌불안석이다. 공무원 A씨는 “많은 시간을 할애해 준비한 예산편성을 상임위에서 질타 받으며 삭감된 예산을 살려야 하는 처지인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도통 알 수가 없다”고 하소연 했다. 또 다른 공무원 B씨는 “역대급 상임위 예산심의를 해놓고 빛도 못보고 삭감예산이 사라지거나 시가 제출한 예산안으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의원들 자존심 싸움에 공무원들만 헛고생 했다”고 자평했다.


    한편 민주당과 한국당은 14일 오전 시청 브리핑 룸에서 각각의 입장을 밝히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상대방을 향해 즉각 복귀할 것을 주문했다.

  • 글쓴날 : [18-12-17 14:55]
    • 김해정 기자[ssnews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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